그리고 잡다한 생각들/일상, 여행, 오피니언 18

교토에서 다녀온 재즈 스팟 : JET SET, Jazz in Rokudenashi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가거든 음악이 있는 곳에 꼭 가봐야 한다. 특히 재즈가 흘러나오는 곳으로.  이번에는 교토에서 다녀온 두 곳의 재즈 스팟. 먼저, 교토 중심부에 있는 Jet set 레코드샵. 애정하는 레코드샵 젯셋모드 - 서울 명동에 있는 -와 이름이 비슷하여 반가운 마음에 찾아가본 곳.  교토 가와라마치 근처에 있어서 접근성도 좋고 규모도 꽤 있다. 재즈 음반 중심으로 살펴보았는데 굉장히 상태 좋은 음반들이 많았다. 전체적으로 분류/관리가 잘 되어있는데다가 가격도 합리적이었다는 생각.  재즈 중에서도 spiritual jazz 앨범이 은근 많이 진열되어 있어서 신기했다. 스윙이나 빅밴드 같은 정통 재즈보다는 힙합 신 등과의 교집함이 있다고 느껴지는 소울, 퓨전 재즈 및 그 이후의 앨범들이 많다고 느..

두 번의 게시 제한 조치를 받고 나서 : 선정성이란 무엇인가?

최근 두 달간 블로그를 거의 접속하지 않았더랬다. 나중 한 달은 접속하기 싫어서였지만 처음 한 달은 접속할 수 없어서였다. 그간 이런 사연이 있었다. 지난 9월, 가우 코스타의 음악 세계2 글을 업로드했다가 약 2분만에 게시 콘텐츠가 청소년 유해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며 로그인 제한조치(7일)를 당했다. 물론 게시글 삭제와 함께.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짐작조차 하기 어려웠던 나는 한참동안 머리를 굴려 이런 결론을 내렸다. '음.. 어쩌면 가우 코스타와 마리아 베서니아가 무대 위에서 키스를 나누는 사진이 문제일 수도 있겠다.' 가우 코스타가 India 앨범으로 활동하던 당시 굉장히 과감한 앨범 자켓과 퍼포먼스를 준비했음을 설명하기 위해 그 사진을 게시글에 포함했던 터라 어쩌면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짐작..

여행 중 방문한 음반 매장과 서점 : 도쿄, 피렌체, 베로나에서..

여행 중 나의 필수 코스인 레코드점과 서점. 여행지에서 샀던 음반과 서적, 다이어리, 편지지 같은 것으로 그 도시를 기억한다. 올해 다녀온 몇 곳. 1. 도쿄의 disk union jinbocho점 디스크 유니언은 도쿄에만 여러개의 지점이 있는데, 지점마다 특화된 음악 장르가 있다. 블루스, 헤비메탈, 락, 재즈, 소울 등등... 그만큼 일본 음반시장의 스펙트럼이 넓고 모든 장르의 팬층이 존재한다는 뜻. 얼마 전 7월에 도쿄에 방문했을 때에는 진보초 거리 인근에 있는 지점을 방문했다. JAZZ 음반을 다루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건물 한 층을 다 쓸만큼 매장이 크고 재즈 음반이 (LP와 CD 모두) 정말 다양했다. [악기별 x 가수별]로 진열되어있었으니 말 다 했지. 근데 더욱 반가웠던 것은 Rare Gr..

의정부 음악도서관에 다녀와서 / 음악을 수집한다는 것

나는 학부 시절 건축공학과 조경설계를 공부한 짧고 얄팍한 나름의 역사가 있어 보통 사람들보다는 건축과 공간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이다. 당시 내가 관심가졌던 것은 늘 정원 딸린 멋진 저택보다는 사방에서 사람들이 모이고 흩어지는 공공장소였다. 필지 주인의 취향과 의도가 들어간 공간의 창작도 물론 멋진 일이지만, 도시 속에서 그 장소의 의미와 역할을 찾는 공공 건축은 그 자체로 문화와 역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틈만 나면 늘 청계천, 서서울호수공원, 선유도 공원, 국립현대미술관 같은 곳을 배회하고 다녔었다. 이곳을 설계한 사람은 얼마나 자랑스러울까? 식의 생각을 하면서. 몇 년후 공대 대학원생이 된 나는 소싯적의 낭만을 마음속 깊이 눌러두고 연구실과 실험실 주변을 배회..

을지로 다이브 레코드(Dive Records) : 그 곳에서 만난 것들

본격 겨울이 오기 전 11월 말, 을지로의 다이브 레코드에 다녀왔다. 딱 한 번 다녀왔을 뿐인데도 다이브 레코드는 단번에 내가 가장 애정하는 레코드점이 되었다. LP파는 곳이야 물론 여러군데 있지만 다이브 레코드의 다른 점이 무엇인가 하면.. 이곳은 주인장이 음악에 대하 애정을 듬뿍 담아 큐레이팅하여 소개하는 곳이었다. 엄청나게 많은 양의 앨범이 진열되어있는 것은 아니지만 - 앨범마다 이건 어떤 음악인지 소개할 얘깃거리가 있는 담겨져있음이 느껴지는 그런 곳이었달까. 사장님은 앨범에 대해 물어봐주기를 은근 기대하고 계신 것 같았다. 착각인가? 특히나 반가웠던 건 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Brazilian 코너였다. Stan Getz 나 Sergio Mendes 같은 대중적인 앨범들이 아닌Jorge Be..

레코드페어에 찾아오는 사람들 그리고 김반장 @ 인천아트플랫폼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열리는 인천레코드플랫폼- 이라는 행사에 다녀왔다. 엘피를 수집하는 건 나의 취미가 아니지만, 혹시나 소장할만한 것이 있다면 한두장 사볼 요량으로.. 무엇보다 김반장의 공연이 있다길래 굳이 찾아가본 것이다. 매우매우 화창하고 날씨가 좋던 늦여름. 이런 아날로그 음악 문화를 즐기는 인간 군상을 살펴보면, 대개는 중년의 남성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80-90년대에 대학생활을 하면서 느낀 낭만 덕분일 것이다. 그리고 그 때 그 시절에는, 돈을 벌어 음반을 사고 스피커를 사서 집에서 음악을 듣는 취미는 주로 남자(아버지)들에게 허락된 취미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여하튼 음반 매장이나 레코드페어 같은 데에 가보면 말이다, 머리나 옷에 잔뜩 힘을 준 아저씨들도 있지만 .. 대개는 별볼일 없는..

2022년 7월에 포착한 부산의 여름

2022년 7월 뜨거운 여름 : 부산으로의 여행 중 시선이 머물렀던 곳 광안리 근처 와인바 와뱅의 바에 앉아 찍은 사진. 이 곳은 광안대교가 보이는 위치는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바 전면에 붙여둔 사진이 마치 광안대교를 직접 바라보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해주었다. 장소성을 부여하는 멋진 사진 인테리어라는 생각. 안이 들여다보이는 노란 프레임의 와인장도 멋스러웠다 가솔린앤로지스로 들어서는 골목 입구에는 작은 카페가 있는데 골목을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았다. 소나기가 한두방울 떨어지기 시작하던 참. 여름의 습기가 사진으로도 느껴진다. 스미비야키 파도에서 먹은, 말도 안되게 크고 맛있는 금테구이 해운대의 해변은 참 묘하다. 현대적인 고층 빌딩을 배경으로 하는 해수욕이라니 아빠와 속삭이는 어린이 저렇게 ..

부산 남포역 인근의 뮤직펍 풍악을 다녀와서

며칠간 부산으로 휴가를 다녀온 이야기 : 모퉁이 극장에 들른 김에 근처에 있는 뮤직펍 풍악에 다녀왔다. 저녁 6시부터 문을 여는 작지만 편안한 공간. 리클라이너 의자에 푹 기대앉아 술을 한잔하며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굉장히 오래된 골목의 오래된 건물에 공간을 마련한 것 같은데, 향을 강하게 피우고 (아마도 나그참파일 듯한) 조명은 어둡게 해둔데다가 베이지색 가죽 소파와 초록색 조명이 어우러져 꽤나 멋들어지게 앤틱한 느낌이 났다. 맥주, 와인, 위스키 등등을 주문할 수 있고 술에 어울리는 자그마한 주전부리가 함께 서빙된다. 나는 이 곳을 리스닝룸으로 기대하고 갔지만 - 주인장의 설명처럼 이곳은 뮤직펍이라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리스닝룸이라고 하기엔 물리 음반이니 타이달이니 고품질 음원에 대한 집착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