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 나의 필수 코스인 레코드점과 서점. 여행지에서 샀던 음반과 서적, 다이어리, 편지지 같은 것으로 그 도시를 기억한다. 올해 다녀온 몇 곳.
1. 도쿄의 disk union jinbocho점
디스크 유니언은 도쿄에만 여러개의 지점이 있는데, 지점마다 특화된 음악 장르가 있다. 블루스, 헤비메탈, 락, 재즈, 소울 등등... 그만큼 일본 음반시장의 스펙트럼이 넓고 모든 장르의 팬층이 존재한다는 뜻. 얼마 전 7월에 도쿄에 방문했을 때에는 진보초 거리 인근에 있는 지점을 방문했다. JAZZ 음반을 다루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건물 한 층을 다 쓸만큼 매장이 크고 재즈 음반이 (LP와 CD 모두) 정말 다양했다. [악기별 x 가수별]로 진열되어있었으니 말 다 했지. 근데 더욱 반가웠던 것은 Rare Groove 라는 이름 하에 라틴 재즈, 레게, 재즈 펑크 등의 음반이 모여있는 별도의 방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정말... 어쩔 수 없이 지갑을 활짝 열고 말았다. 그러려고 간거였지만 그 정도일 줄은..


2. 피렌체의 MOVE ON
서울에는 늦은 시간까지 영업하는 펍/바가 많지만, 유럽의 소도시들은 밤 10시면 이미 거리가 어두컴컴하고 조용해진다. 피렌체도 그러했던 것 같다. 아르노 강 주변에서 야경을 즐기는 이들은 많지만 제각기 집으로 돌아가는 듯한 발걸음. 여행자로서는 아직 숙소에 들어가기 아쉬운 밤 10시에 말이다. 그럴 때에 방문하면 무척 좋은 곳이 있다.
피렌체의 대성당 바로 옆 - 산조반니 세례당을 마주하고 자리한 MOVE ON. 피렌체 대성당 근처의 밤거리를 거닐다가 슥 들어가서 음반을 구경하고 맥주를 한 잔 하며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다. 1층은 펍, 2층은 레코드 점인데 음반 양이 방대하지는 않지만 POP, Rock, JAZZ 음반들이 오밀조밀 모여있다. 매장 안 분위기도 좋고 가격도 괜찮은 편이다. 아마도 피렌체의 유일한 레코드점이 아닐까 싶기도..




3. 베로나의 Feltrinelli Books and Music
이탈리아의 교보문고인 Feltrinelli Books and Music. 여러 군데에 매장이 있지만, 맨 처음으로 들어갔던 베로나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중세시대의 거리 느낌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깨끗한 베로나 거리 풍경이 맘에 들어서였을까.. 이탈리아어를 전혀 할 줄 모르니 책을 살 수 없었던 것이 아쉬웠지만 진열대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었다. 크지는 않지만 음반 매장이 있었고, 한켠에는 재즈 음반도 있다. 그렇지만 역시 오페라의 도시답게, 베로나에서는 재즈보다는 클래식 음반의 선택지가 훨씬 넓다.
그리고 이건 서점에서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있던 사진. 왠지 멋있고 자꾸 눈에 밟혀 찍어두었다. 그리고 번역기를 돌려보니.. 역시 멋있는 게 맞았어!!
la cultura non si puo ottenere se non si conosce la propria storia
자신의 역사를 모르면 문화를 이룰 수 없다.
se non credi piu' a nessuno, niente crede neanche a te
아무도 믿지 않으면, 아무도 당신을 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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