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스 발레와 아지무스의 아시아 투어
Marcos Valle 와 Azymuth가 아시아에 다녀갔다.
도쿄와... 무려 서울에! 서울에서 이 위대한 아티스트들을 볼 기회는 내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예매를 놓치는 건 아닐까 전전긍긍하며 6월부터 열띤 마음으로 기다려왔더랬다. 그리고, 한 번으로는 아쉬울 것 같아 급기야 도쿄 콘서트까지 다녀오고 말았다. 원래 미국이나 유럽까지 가서 볼 계획이었으니 이 정도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종종 다큐에서 마이클 잭슨이나 비틀즈 같은 가수들의 콘서트를 보던 중 팬들이 실신하는 모습을 보고는 왜 그러는 걸까? 의아해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 콘서트를 보고는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나의 영혼에 매일같이 말을 걸어주던, 이제는 나라는 사람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대상이 되어버린 아티스트를 직접 만난다는 것은 울컥함과 감동이 밀려오는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도쿄 Cotton Club 공연에서 아지무스가 무대 위로 올라와 Club Morocco를 연주할 때 - 이어서 Last summer in Rio 간주가 나오기 시작할 때 - 나는 그냥 울고 싶어졌다. 뭐.. 꾹 참아내며 진짜로 울지는 않았지만 정말이지 없던 상처까지 치유받는 기분이었다. (아지무스의 음악은 몽환적이고 다크하면서도 동시에 희망적인 이상한 매력이 있다.) 이윽고 Godfather라는 소개와 함께 백발 머리를 휘날리며 무대로 올라온 Marcos Valle는 등장 그 자체로 미소짓게 하는 에너지를 내뿜고 있었다. 80세 노인이 저렇게나 멋지게 형형색색의 팔찌를 손목에 휘감고 키보드를 치며 노래할 수 있단 말인가. 이제는 혼자 남은 아지무스의 원년멤버, 베이스 Alex Malheiros의 존재감 또한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아. 서너가지의 건반(각 키보드의 차이를 몰라 '건반'이라고 퉁쳐버린다)을 동시에 소화해내는 아지무스의 건반 Kiki Continento의 연주도 빼놓을 수 없다. 기타소리일까 건반소리일까 궁금해했던 효과음이 사실은 입으로 내는 거였다는 사실에 또 한 번 소오름. 라이브 연주는 스튜디오 녹음만큼이나 훌륭했고, 이들이 뿜어내는 아우라와 소리의 밀도 때문에 사실은 녹음된 연주보다도 더 좋았던 것 같다.
서울 공연에서 마르코스 발레가 얘기한 것 중 기억에 남는 몇 가지
1. Azymuth 라는 그룹명은 Marcos Valle가 쓴 곡 'Azimuth'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마르코스 발레가 이 곡을 처음 선보인 것은 1969년 [Mustang Côr De Sangue] 앨범이다. 이 무렵 아지무스는 마르코스 발레의 앨범과 투어에 함께 했는데 마발의 1972년 [Som Ambiente] 앨범 작업에 참여한 것이 그 시작이다. 그리고... 아지무스의 역사적인 첫 앨범 [Azimüth] 이 1975년에 나왔다. 이 때 그룹명이 마르코스 발레의 곡 Azimuth에서 따왔다는 얘기. 마르코스 발레는 아지무스의 Godfather 가 맞다.
2. 'Não Tem Nada Não' 곡을 부르기 전에는 이런 소개를 덧붙였다. "내가 사랑하는 친구 두 사람과 함께 쓴 곡, 한 명은 주앙 도나투(그에게 키스를 보낸다!) 그리고 다른 한 명은 내 친구 에우미르 데오다토(미국에 있어 늘 보고 싶다)". 이 곡을 부르기 전 그간의 커리어를 함께 한 친구들을 하나씩 언급하는 것이 왜 그리 좋았는지. 주앙 도나투에게는 특별히 '키스를 보낸다'는 말을 덧붙였는데 - 거짓말같이 다음날(7월 17일) 주앙 도나투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어쩌면 지구 건너편에 두고 온 친구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나온 표현이었을까. 주앙 도나투에게 키스를..
3. 'Parabéns' 라는 곡은 마르코스 발레가 그의 친구들, 기쁘게 삶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축하의 곡이다. 마발은 노래를 시작하기 전 파라벵Parabéns!이 영어로는 Congratulations!라는 뜻이라고 알려주었는데, 그 덕분인지 후렴구에 다같이 파라벵이라고 따라 부르는 것이 참 즐거웠다. 마치 성당에서 미사 드릴 때 '평화를 빕니다'라며 주변사람들에게 웃으며 인사를 나누는 순간이 떠올랐달까. (어렸을 때엔 평화의 인사가 미사를 마칠 때가 되었음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해서 더 좋았다.)
서울 공연의 플레이 리스트
이번 공연의 전반부는 Azymuth가, 공연의 후반부는 Marcos Valle가 이끌었다.
Azymuth의 Last Summer in Rio, Dear Limmertz.. Marcos Valle의 Os grilos, Não Tem Nada Não, Estrelar를 직접 들은 것은 내 인생에서 손에 꼽을 짜릿한 순간으로 두고두고 기억될 것이다.
Seoul Concert Playlist
< Azymuth >
- Club Morocco
- May I have this dance
- Last SUmmer in Rio
- (Medley) Presa, Aguia and Papa
- Villa Mariana
- Dear Limmertz
< Marcos Valle & Azymuth >
- Azimuth
- (Medley) Sambe de Verao ~ Voo sobre o Horizonte
- Previsao do Tempo
- Nao Tem Nada Nao
- Os Grilos
- Mentira
- Os Ossos do Barao
- Parabens
- Estrelar
- (Medley) Jazz Carnival ~ Ferio Aerodinamico
출처 : 김밥레코즈 인스타그램
Marcos Valle & Azymuth Seoul Concert [23.7.15-16. @musinsa garage] Playlist
Marcos Valle & Azymuth Seoul Concert/ 2023.7.15.~7.16. @ musinsa garage 마르코스 발레와 아지무스의 첫번째 내한 공연에서 연주한 곡들. 일부는 메들리로, 일부는 편곡하여 연주되었다. (마르코스 발레가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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