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밀한 자기고백, Michael Kiwanuka - Cold Little Heart (2016)

10분 남짓의 런닝타임 내내 귀를 기울이게 하는 음악,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마이클 키와누카의 Cold Little Heart.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Michael Kiwanuka

이 음악은 3부로 나뉘어있다. 

1부 (5분여간 이어지는 아주 길고 아름다운 전주) 성당에서 흘러나올 듯한 오르간 소리를 닮은 신디가 시작을 열고, 일렉 기타가 공들여서 주 멜로디를 얹는다 - 여기에 코러스가 화음을 쌓는다.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시작. 이윽고 드럼이 들어가며 리듬을 만들어가고 기타도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무슨 슬픈 일이 있었던 것인지 절규하는 듯한, 블루지한 사운드의 기타. 어딘가 홀리하면서도 무척 슬프다. 

2부 (상처에 대한 덤덤한 고백을 담은 보컬) 어느덧 조성이 바뀌고 - 살짝 밝은 분위기의 코러스를 통해 - 어둠 속에 한 줄기 빛이 들어오는 듯한 분위기 전환이 이루어진다. 한줄기 빛을 잡으려는 듯, 혹은 이를 피하려는 듯, 튀어나오는 마이클 키와누카의 목소리, "Did you ever want it? Did you want bad?"  그것을 정말 원한 적이 있는지, 그것을 위해 정말 싸운 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들. 늘 부끄러운 게임을 해왔고 숨기에 바빴던 내가 마침내 너를 잃고 말았다는 얘기. 그리고 이어지는 것은 피흘리는 차가운 마음의 상태에 대한 고백, 내가 살 수 있을지 아님 죽을 지도 모른다는 의구심들. 마치 고해성사와도 같다. 

3부 (다시 절망하는 듯한 마무리)  어쿠스틱한 사운드와 함께 조성이 바뀌더니 - 어느덧  1부의 분위기로 다시 돌아간다.  "Maybe this time  i can be strong." 고해성사를 통해 희망을 얻은 것일까? 어쩌면 이번 일을 통해 조금 더 강해질 수도 있겠다는 낙관적인 생각을 읊조린다.  "But since I know who I am I'm probably wrong"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난 너무 못난 인간이라 아무래도 안 될 것 같다는 체념이 이어진다. 기타와 보컬과 코러스가 휘몰아치는 마지막 순간. 깊은 절망에서 헤어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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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가 실린 앨범의 제목은 LOVE & HATE.  그러니 Cold Little Heart 의 가사는, 실패로 끝나버린 - 상처만 남은 -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노래이자 자신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그런데 키와누카가 했던 한 인터뷰를 읽어보면, 이 노래는 연인간의 관계에 대한 감정보다는 인간 대 인간 간 관계에 대한 감정으로 좀 더 확장해서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우간다 태생의 영국인으로서 - 이방인으로서 정착하기 위해 감내해야 했던 어려움, 타인에게 받아들여지기 위해 내 자신을 바꾸어야만 했던 날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것이다.  

Being a first generation person in England – the early years you’re just trying to fit in to whatever anyone else is doing because you feel different. Then you get older and you think about your identity. You think more about your heritage and family. Then you try and go backwards to see how it all started for you. Their stories shape my music more and more, they affect my life more and more as I get older.

인터뷰 출처 : https://trembol.com/en/michael-kiwanuka-albums/michael-kiwanuka-cold-little-heart/

▷ Michael Kiwanuka COLD LITTLE HEART Meaning | Story Behind

 

이 음악을 듣다보면 노래 속의 주인공을 다독여주고 싶어진다.

그러다가도 노래 속의 주인공이 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 어느덧 내가 내 자신을 다독여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상처받고 힘든 모든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음악이다.